1800년대 일본 제작 지도도 '조선해<동해>' 로 표기
한 달여 만에 1만 명이 넘는 미 동부 한인들이 참여하며 크게 확산되고 있는 ‘동해 표기 바로잡기 범동포 서명운동’. 100여 한인 단체·기관·기업과 중앙일보가 함께 펼치고 있는 캠페인에 대한 관심은 이처럼 폭발적이다. 이와 같은 반응은 지난 8월 미 정부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한 한인들의 분노와 안타까움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왜 동해인가’에 대한 이해를 가진 한인들은 많지 않다. 이에 본지는 ‘동해’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들을 문답으로 설명한다. -왜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인가. “18세기까지 동·서양의 고지도에는 동해 해역을 '조선해' 또는 '동해'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이한 점은 독일·영국·러시아 등에서 제작된 서양의 지도는 한국의 고지도보다 이른 시기에 동해 해역을 ‘동해’라고 표기했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서양에서도 동해 지명이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바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해’로 주장할만한 증거자료가 많은가. “한국에서는 문헌상으로 기원전(약 2000년 전)부터 동해로 불려 왔다. 특히 광개토대왕릉비(411년)와 삼국사기(1145년)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동해’로 사용됐다. 현재까지 20개가 넘는 서양의 고지도가 동해 해역을 ‘동해’ 혹은 ‘조선해’로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624년 독일에서 나온 ‘세계지리학 입문’에는 라틴어로 ‘동쪽의 바다’라는 뜻의 ‘MARE EOUM’로 나와 있다. 1721년 영국 왕실지리학자 세넥스가 제작한 인도와 중국지도에는 ‘EASTERN SEA’로 표기됐다. 이밖에 러시아·프랑스·이탈리아에서 제작된 다수의 지도도 ‘동해’를 못박고 있다.” -일본의 고지도는 어떻게 표기를 했나. “흥미로운 점은 일본에서 나온 많은 지도도 ‘조선해’를 단독으로 표기했거나 ‘조선해’ ‘일본해’ 를 병기했다는 점이다. 1810년 당시 천문 담당관리였던 다카하시 가게야스는 이 지역을 ‘조선해’로 표기했다. 이 지도는 1807년 국가로부터 세계지도를 제작하라는 지시를 받고 3년에 걸쳐 완성된 자료다. 1868년 만들어진 ‘관허대일본사진전도’에는 ‘조선해’와 ‘일본서해’가 함께 실려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일본해'로 둔갑하게 됐나. “‘일본해’ 지명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와 관련이 많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국제수로기구(IHO)에 일본해 지명을 공식적으로 등록했다. IHO는 바다의 국제적 명칭을 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해양의 경계’(S-23) 책자를 펴내는데 이 책자의 초판에 동해가 ‘Japan Sea’라고 표기됐던 것이다. 이어 1937년과 1953년 2판과 3판이 나왔지만 일본해 단독표기는 유지됐다. 광복 이후에도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우리 입장은 IHO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정부는 무엇을 했나. “정부는 1992년 동해의 영문 명칭을 ‘East Sea’로 확정하고 이때부터 국제사회에 대해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설득해 왔다. 전 세계 지도에서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 비율은 28% 수준이다(2009년 기준). 한·일 간의 의견이 날카롭게 맞서면서 2002·2007년 IHO 총회에선 동해 표기 방안을 확정 짓지 못했다. 그러나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조차 ‘일본해’를 지지하고 있는 등 한국 정부의 외교력 부재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한미연합사령부에서도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정부의 ‘조용한 외교’가 내외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국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동해 수역은 남북한과 일본·러시아 4개국 영해로 구성돼 특정 국가 명칭 사용보다 ‘동해’가 맞다는 입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내년 4월 IHO 총회에서 동해 표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데. “2012년 4월 IHO는 19차 총회를 연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의견차가 커 우리의 주장(병기)이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해양분야에서 입김이 강한 미국과 영국이 일본해 단독표기를 지지하고 있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Why East Sea? Historically, the sea area between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Japanese Archipelago has been called ‘East Sea’ in Korea for the past 2000 years. Until the 19th century, maps published in Europe designated this area with various names such as ‘Sea of Korea’ ‘East Sea’ ‘Oriental Sea’. The name ‘Sea of Japan’, however, was not widely used even in Japan until the mid-19th century. It is worthy of not that, as late as 1870, even many Japanese maps referred to this body of water as ‘Sea of Joseon(Korea)’ instead of ‘Sea of Japan’. The name ‘Sea of Japan’, however, came into wider use in the 20th century with the advent of Japanese imperialism and military expansion in Asia. Following continuous onslaughts from Japan in the late 19th century, Korea was colonized by Japan in 1910. But even before that, Korea had already been deprived of its diplomatic representation by Japan in 1905. It was against this backdrop that the 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 published the first and second editions of ‘Limits of Oceans and Sea:S-23’ in 1929 and 1937, with ‘Japan Sea’ used to designate the sea area between Korea and Japan. Furthermore, when the third edition of S-23 was published in 1953, Korea was in the middle of the Korean War after a short period of liberation from the Japanese colonial rule in 1945. On the basis of these historical facts and evidence, the Korean government has proposed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follow the international customary rules and practices to use both ‘East Sea’ and ‘Sea of Japan’, until the two countries agree upon one name. ※본지는 한인 2세와 타민족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동해' 표기의 당위성을 보여 주는 자료를 위와 같이 영문으로 게재합니다. 정리=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